크래프톤 정글 게임랩(KRAFTON JUNGLE game Lab.)은 자기 주도적 학습과 몰입을 통해 게임제작자를 양성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입니다.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향한 도전입니다. 게임랩의 모든 과정은 ‘재미’를 향한 깊은 탐구에서 시작됩니다. 기획부터 출시까지, 게임 제작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어떻게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게임랩은 단순한 제작 경험을 넘어, 동료들과 함께 몰입하고 협업하며 게임의 재미를 구현해내고 글로벌 유저의 피드백까지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게임랩 3기를 수료한 김유림님의 생생한 게임랩 후기를 들어보세요!
6개월의 여정, 눈 내리던 날에서 매미 우는 날까지
눈 내린 3월의 정글캠퍼스
(이승민) 안녕하세요 유림님, 반갑습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어요?
(김유림) 안녕하세요. 저는 게임랩 3기를 수료한 김유림입니다.
(이승민) 안녕하세요 유림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제 게임랩 3기 수료한 지 딱 하루 됐는데, 어떠세요?
(김유림)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이승민) 6개월이었죠? 언제 들어오셨었죠? 1월?
(김유림) 저희는 아마 3월일 거예요. 그때 눈이 내렸었는데, 지금은 매미가 우네요.
(이승민) 여기 6개월 동안 계셨으니까, 그동안 집에는 얼마나 자주 가셨을까가 제일 궁금해서요. 자주 왔다 갔다 하셨어요? 아니면 진짜 6개월 동안 여기에만 계셨나요?
(김유림) 제가 교정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 교정기 한 번 바꾸려고 대구 간 것 빼고는 간 적 없어요.
(이승민) 그럼 쭉 여기 계셨는데 어떠셨어요?
(김유림) 저는 원래 막 밖에 놀러 다니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여기가 좋았습니다. 근데 보통 야외에서 에너지를 얻는 분들은 외출을 사실상 일주일에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점을 힘들어하곤 했어요.
자기 일이 남아 있으면 외출하기가 게임 업무 특성상 조금 어렵긴 하거든요. 갑자기 어디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바로바로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영어 강사에서 게임 기획자로, 게임 랩에 지원한 계기
(이승민) 어떠세요? 게임 랩을 하고 나니까. 혹시 게임 랩에 오시기 전에도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셨었나요? 아니면 진로를 딱 이쪽으로 정하셨던 건가요?
(김유림) 저는 진로 자체는 23년도쯤에 정했었고, 게임 랩에 오기 전에는 게임잼 행사 아시나요? 그런 게임 행사들에 몇몇 참여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기획을 지망하고 있거든요. 근데 프로그래밍하고 아트는 코딩을 잘하고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목표가 명확한데, 기획은 취업 준비에 있어서 애매하더라고요. 자료도 다른 파트에 비해 많이 적고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취업이 목표라기보다는, 나만의 게임을 만드는 게 삶의 꿈이었어서요.
(이승민) 너무 좋다.
(김유림) 꼭 취업을 하지 않아도 되기는 했었는데… 그러니까 제 말은, 완전 게임과 관련 없는 직종에 갔어도 상관은 없는 상황이었는데, 여기서 ‘재미에 대해서 본질적인 탐구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많이 궁금해졌어요. 크래프톤에 계시는 분들은 어떤 식으로 재미를 발견하실까, 그래서 지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승민) 그럼 그전에는 일을 하고 계셨던 거예요?
(김유림) 예전에는 대학 졸업하고 영어 학원에서 10개월 정도 일했어요.
(이승민) 그럼 그 일을 하시면서, 영어 강사 일을 하시면서도 게임잼에 참여하셨군요. 개발자로 치면 해커톤 같은 거죠? 한 2박 3일 밤새 게임 만드는 것. 그렇게 게임잼 참여와 영어 강사를 하시던 와중에 게임랩의 존재는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김유림) 게임 랩 광고는 어디서 봤더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이승민) 지스타?
(김유림) 행사는 확실히 아니었고, 인스타그램 아니면 지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승민) 어느 순간 머릿속에 게임 랩이 있었고, 3기를 지원한다는 걸 보고 지원하신 거고요.
(김유림) 맞아요. 네네네. 근데 처음에는 지원을 사실 안 하려고 하긴 했었어요.
(이승민) 왜요?
(김유림) 이게 게임잼을 많이 가보면 알 수 있는데, 인디 게임은 아트 직군이 많이 적거든요. 그래서 약간 ‘아트 가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아티스트를 너무 원해요. 그래서 저는 기획자이기도 하지만 취미로 그림 그리는 것도 있었어서, ‘여기 가서도 그림만 그리고 끝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이승민) 그러면 이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질문드리는 건데요. 아트 작업을 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유림님께서 아트 작업이 가능하신 상황에서, 만약 게임랩에 오시게 되면 아트를 할 수 있는 분이 유림님뿐이라 계속 아트 작업만 맡게 되실까 봐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서요.
(김유림) 네, 맞아요. 저는 기획을 원래 제일 배우고 싶었거든요.
(이승민) 그런데 고민하시다가 그냥 딱 지원하시게 된 거예요?
(김유림) 네. 그래도 뭔가 좋은 기회일 것 같아서요.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아주 많이 만족하고 있습니다.
얼떨결에 맡게 된 ‘반장’
회식하는 게임랩 3기 교육생들
(이승민) 어때요? 게임랩 분들은 서로서로 다 친하세요?
(김유림) 저는 최대한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치만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이런 부분이 잘 안 맞구나’ 하는 걸 알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덜 친해지고요.
(이승민) 그럼 서로 누군지는 다 알지만, 약간 친밀도에 차이가 있는 거군요. 한편 게임랩 수료식에서 유림님께서 3기 동문 반장이 되셨잖아요. 축하드립니다!
(김유림) 그것도 참 너무 억울하게 됐어요! 동기 중에 GJ님이 있는데, 2기 선배님의 부탁을 받아서 전화번호 같은 걸 모을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고 저보고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연락처를 받게 됐어요.
(이승민) 아니, 근데 GJ 님이 부탁을 받았는데 왜 유림 님이 한 거예요?
(김유림) GJ 님이 자기는 그럴 자신이 없었대요. 근데 딱 생각해 보니까 제가 제일 적합했다고 생각했나 봐요.
(이승민) 딱 맞았네요.
I 성향의 리더, 게임랩을 알리고 싶었던 이유
(이승민) 유림 님은 MBTI가 어떻게 되세요? E예요, I예요?
(김유림) 저는 I예요.
(이승민) 아하! 이번 인터뷰를 하겠다고 먼저 말씀 주셔서 무척 감사드렸어요. 인터뷰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셨어요?
(김유림) 게임랩의 좋은 얘기를 많이 알려서, 게임랩에 배우고 싶은 분들이 더 오셨으면 해서요. 왜냐하면 게임랩을 지원할 때 조금 머뭇거렸던 두 번째 이유가, 수료생 분들이 작성하신 정보가 조금 적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더 홍보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큰 깨달음, ‘사람의 중요성’
(이승민) 유림님은 게임랩을 경험해보시고 나니,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러우셨어요?
(김유림) 딱 한 가지만 꼽자면, 사람의 중요성을 깨달은 점입니다.
(이승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김유림) 저는 기획도 원래 하고 있고, 아트도 취미로 했다 보니까 대부분의 일을 혼자서 처리하려는 습관이 있었어요.
(이승민) 1인 개발자처럼요.
(김유림)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그렇다 보니까 사고방식도 갇히게 되고 그랬어요. 그러나 게임랩에 와서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협업하면서 게임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모일수록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편, 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말 중에 ‘게임은 1%의 기획과 99%의 플레이 테스트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기획이 너무너무 좋아도, 그 플레이 테스트를 거쳐야 진짜 보석이 되는 것 같아요.
(이승민)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한 성장 경험을 여기서 좀 하신 거군요.
(김유림) 맞아요. 그래서 여기 이제 나가면 가장 아쉬울 게, 제 게임을 플레이 테스트해주거나 의견을 구할 사람이 사라질까 봐 그게 겁나긴 하더라고요.
RECENT REVIEWS가 Overwhelmingly Positive인 패치 미 이프 유 캔
(이승민) 유림님과 동료들이 함께 만든 ‘패치 미 이프 유 캔’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김유림) ‘패치 미, 이프 유 캔’의 퍼즐 게임이예요. 게임 개발자가 대학생 때 만들고 방치해 둔 게임이 있었는데, 그 게임을 딸아이와 함께 보다가 게임 속 영주(領主)가 딸을 게임 속 세계로 납치해서, 게임 개발자 아버지가 딸을 구하러 가는 내용의 짧은 퍼즐 게임입니다.
(이승민) 저도 무척 재밌게 했어요. 처음에는 약간 인터페이스가 저한테는 어렵기는 했었는데, 그 퀴즈를 푸는 방식들이 재미있더라고요. 스포가 될 수 있지만, 뭐 선풍기를 돌려 불을 끈다거나 그런 것들이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하면 반응하겠지?’ 했는데 딱 그렇게 돼서 그게 재밌더라고요.
(김유림) 이 게임을 떠올리게 된 경험에 대해서도 말을 해도 될까요?
(이승민) 아, 네. 너무 좋죠.
(김유림) 다소 특이한 게임이잖아요. 이 게임 자체는 저희의 일상 속 농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예요. 저희가 막 들어왔을 때는 정글 캠퍼스가 막 세워진 때여서, 실시간으로 건물이 조금씩 변하고 있었거든요.
(이승민) 캠퍼스 공사하고 있었죠!
(김유림) 그래서 “건물이 실시간 패치가 이루어지고 있네.”, “우리는 사실 이 캠퍼스에서 일하는 NPC 아니야?” 하는 상상들을 하다가, 게임 속 사물들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온 세상이 게임 엔진인 그런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승민) ‘패치 미, 이프 유 캔’을 만드시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김유림) 3개월 정도요.
(이승민) 그럼 3개월, 즉 프로젝트 시작할 때부터 팀이 정해진 건가요? 그렇다면 그때부터 팀원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면서 진행하는 것이고, 결국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로 작업하는 거군요? CS과정 같은 경우에는 ‘나는 최종 프로젝트 때 이런 걸 만들 거야’라고 이미 계획을 세우고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물론 다양한 의견이 섞이면서 그것은 못 만들게 되지요. 게임랩은 어떤가요? ‘난 이걸 만들 거야’ 하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김유림) 꽤 많았죠. 그런 분들이 자기의 옛날 프로젝트를 쓰려고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코치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와 보면 그게 잘 안 되거든요. 게임랩 과정을 거치면서 저도 많은 지식을 얻게 되고 성장하다 보니까 내 예전 프로젝트들이 형편없어 보여요.
3개월 만에 느낀 폭발적인 성장
(이승민) 게임랩은 6개월이잖아요. 에픽은 후반 3개월이고, 그럼 앞의 3개월 동안은 게임잼도 하고… 또 어떤 걸 하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김유림) 꽤 많은 활동을 했어요. 게임잼도 하고, 기억나는 커리큘럼 위주로 말씀드리면 ‘조작만으로도 재미있는 게임’, ‘이동만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게임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들을 탐구해보거나, 로그 시스템을 분석하기도 하고, 플레이 테스트를 받아서 게임을 더 낫게 만드는 법, 설문조사 활동 같은 것들을 하면서 어떤 게 좋은 게임이고 나쁜 게임인지에 대한 안목이 생긴 거죠.
(이승민) 그러면 게임랩 전반기의 3개월만 하고 나서도 내 프로젝트를 봤을 때 “아, 이런 게 조금 부족했구나” 이렇게 느꼈었어요?
(김유림) 저는 3개월 만으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승민) 너무 좋다. 그 성장이 체감된다는 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진짜.
(김유림) 여기 안 왔으면 땅 치고 후회했을 거예요.
(이승민) 그래요?
(김유림) 동료인 GJ님도 여기 온 게 세상에서 제일 잘한 선택이었대요.
레퍼런스가 없어 어려웠지만, 참신함으로 극복
‘패치 미 이프 유 캔’ 첫 상점페이지가 열린 날
(이승민) ‘패치 미 이프 유 캔’ 얘기로 넘어가면, 저는 젤다의 전설을 닌텐도 스위치로 열심히 했거든요. 마치 젤다 야숨의 사당 깨는 느낌이었어요. 젤다에서 퍼즐 하나하나 깨는 느낌. 약간 “딱 이 스테이지에서는 요소가 요거, 요거, 요거 있으니까 이렇게 조합하면 되겠구나!” 뭔가 방탈출 게임 같기도 하고. 아, 지금 생각해보니까 방탈출 게임 같기도 하네요. 그런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유림) 저희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소 특이한 기믹의 게임이다 보니 레퍼런스를 잡기가 어려웠어요. 제4의 벽을 깨는 연출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래서 참고할 수 있는 게임이 적었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게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반대로, 기존의 게임 기믹을 조금 활용한 게임들은 기존 게임만큼의 재미와 퀄리티를 보장해야 하다 보니까 그게 또 어렵지 않았을까… 참신한 게임과, 조금 익숙하지만 재미가 보장된 게임은 그런 점에서 서로 어려움이 다른 것 같아요.
스팀 출시와 홍보, 그리고 반응
크래프톤 역삼에서 시연회 한 날… 대형 스크린에 나의 게임이 걸리다!
(이승민) 유림 님의 ‘Patch me if you can’은 참신한 게임이었으니까,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는 적었다. 그렇지만 그 덕에 참신한 게 나왔고… 스팀 출시는 어때요? 출시하고 난 후의 소회라든가 그런 건 어때요?
(김유림) 출시하고 난 후…
(이승민) 뿌듯해하셨을 것 같아요! “아, 끝났다!” 이런 느낌도 있었을 것 같우요.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피드백이 우려되기도 했을 것 같아요.
(김유림) 다 섞여 있기는 한데, 저 같은 경우에는 ‘끝났다!’. 근데 이게 끝난 게 아니란 걸 알거든요. 제가 게임 개발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만난 지인분들이 몇몇 스팀 게임을 야심 차게 출시했었는데 잘 안 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저는 그게 걱정돼서 마케팅 활동을 다른 팀보다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이승민) 어떤 것들을 하셨었나요? 제가 기억나는 건 ‘Patch me if you can’ 팀만이 정글캠퍼스에 있는 교육장 마다 포스터를 붙이셨어요!
(김유림) (웃음)그것도 했죠. 효과가 좋았던 활동은 레딧 아시죠? 레딧 인디 게임 커뮤니티에다가 자기 홍보 글 올리는 거, 그리고 트위터 같은 경우에는 인디 게임들을 돕기 위한 요일별 해시태그가 있어요. 스크린샷 선데이(Screenshot Sunday), 위시리스트 웬즈데이(Wishlist Wednesday) 같은 게 있어요. 그런 해시태그를 단 글에 슬쩍 우리 게임을 홍보하고… 그 두 개가 제일 잘 먹혔던 것 같아요.
(이승민) 유입이 실제로 많이 있었어요, 거기서?
(김유림) 네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유입이 있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팀 자체의 알고리즘을 통한 유입 비중이 가장 높아요.
(김유림) 한편, 진짜 신기한 경험이었는데, 스트리머 분들이 저희 게임을 하고 유튜브에 올려주시더라고요.
(이승민) 아!
(김유림) 근데 외국 스트리머들도 계셨거든요. 저희 게임이 특히 일본과 대만에서 사랑을 받았었는데,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게임의 똑같은 파트에서 웃는 모습이 뭔가 신기했습니다.
팀 ‘아샷추’와 AI의 활용
(이승민) (스팀 상세페이지를 보다가) Very Positive… 팀 이름이 Ah Shot Chu(아샷추)였군요?
(김유림) ‘아샷추’의 의미는 ‘아름다운 샷 추구’의 줄임말 입니다. 저희 팀에 아트가 가능한 팀원이 2명이었는데, 놀랍게도 이게 게임 랩에서 가장 많은 숫자였어요.
(이승민) 유림 님 본인하고 또 한 분은요?
(김유림) 저희 팀의 MS 님이 계셨어요. 근데 다른 팀 중에는 아트가 가능한 팀원이 없는 팀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아트 많으니까, 아트의 자존심! 아름다운 ‘샷추’로 하자” 그래서 ‘아샷추’로 했어요. 근데 아트뿐만 아니라 그냥 게임의 기믹하고 AI로 제작한 사운드트랙도 나름 호평을 받았어서, 그거는 뿌듯한 것 같아요.
(이승민) AI로 만든 사운드트랙은 뭐 쓰셨어요? 수노(Suno)?
(김유림) 수노를 유료 결제 한 번 해서 사용했었습니다. 이전 기수들 게임도 AI를 꽤 많이 썼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이승민) 이건 픽셀을 직접 찍은 거예요?
(김유림) 네, 픽셀은 대부분 직접 찍었고, 대신에 초안 스케치는 AI로 뽑았던 것 같아요. AI를 대놓고 뽑고 그리신 분도 계셨는데, 저는 그거는 조금 저랑 잘 안 맞는 방식이라서 AI로 캐릭터 시트라든가 그런 것만 뽑고 다른 각도로 제가 다시 그리고 그랬습니다.
(이승민) 툴은 뭐 쓰시는지 여쭤봐도 돼요?
(김유림) 저는 포토샵을 쓰고 있습니다. 에이스프라이트(Aseprite)가 입문하기에 무조건 좋은데, 저는 옛날부터 포토샵으로 그림을 많이 그렸어서 포토샵이 더 익숙하더라고요.
코딩을 못해도 괜찮아, 중요한 건 ‘재미’
(이승민) 게임랩, ‘게임 제작'은 개발자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게 저는 약간 신기하게 다가왔거든요. 왜냐면 저는 뭔가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개발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유림) 일단은 이거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제가 경험한 약간 인디 게임의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코드, 아트, 사운드보다 무조건 중요한 건 게임 자체의 본연의 재미예요. 예를 들어서 ‘항아리 게임’처럼 다소 그래픽이 좋진 않아도 큰 인기를 끄는 게임들이 있잖아요. 게임의 매력은 아트나 코딩이 좀 엉망이어도, 게임이 재미있으면 사랑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유림) 그래서 코딩을 잘한 게임이라도 재미없으면 게임으로서의 가치는 조금 떨어지죠. 아트도 비슷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개발 실력이 다소 안 좋다 하더라도 재미있는 게임에 대한 안목이 있으면 저는 게임랩에 굉장히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즘은 AI 시대잖아요. 사실 게임랩에서 다들 AI를 많이 활용해요. 저는 아트, 기획, 프로그래밍 중에서는 프로그래밍 능력이 제일 낮았기 때문에, GPT나 다른 친구들한테 “유니티 이벤트가 뭔지 초등학생도 알기 쉽게 설명해 줘”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서 배우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캠퍼스 라이프: 쾌적한 시설과 룸메이트
(이승민) 그럼 게임 랩 생활 쪽으로 와서, 합숙하는 캠퍼스 라이프는 어떠셨어요?
(김유림) 합숙 캠퍼스 라이프… 좋은 점도 굉장히 있고 힘들었던 점도 있고 그랬던 것 같은데, 일단 저는 굉장히 만족했던 이유가, 예전에 기숙사 생활을 좀 했었는데 여기가 시설이 너무 쾌적하고… 에어컨을 꽤 많이 틀어주셔서, 아마 대부분의 게임 랩 학생들이 이 에어컨을 많이 그리워하지 않을까…
(이승민) 그렇죠. 이게 시설의 기준이 학교 이런 데보다는 회사에 맞춰진 시설이다 보니까, (일반 교육시설 대비) 더 좋은 느낌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김유림) 그리고 식당 밥도 저는 7천 원이라는 가격치고는 굉장히 만족스러웠고요. 오늘도 느꼈던 게, 어제 에버랜드 갔을 때 짜장면을 먹었는데… 정글의 짜장면이 2배 싼데 2배 맛있어요.
(이승민) 그렇죠. 오늘 점심 짜장면이었죠. 맞아, 맞아. 또, 다른 룸메랑 같이 지내는 거, 이런 건 불편한 거 없었어요?
(김유림) 룸메랑… 이게 룸메 복불복인 것 같기는 하거든요. 잘 안 맞는 룸메는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생활 습관이 비슷한 편이었어서. 제 룸메는 DE님이었는데, 어떤 불편함도 없었어요 .
기억에 남는 가르침: “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후라이”
‘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후라이’가 적혀있는 정글 10계명
(이승민) 게임랩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말씀이나 문구가 있을까요? 정글의 철학이어도 좋고, 게임랩에서 코치님들이 해주신 가이드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김유림) 저 몇 가지 말들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택배 보관실 옆에 있는 정글 10계명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요. ‘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후라이’. 맞아요. 그게 기억에 남고. 두 번째는 어떤 교수님께서 한번 특강에 오셨었는데, “정글 밖은 진짜 정글이에요.” 그런 거 기억에 남아요.
코치님의 조언: 잡담의 힘
(이승민) 코치님들과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김유림) 저희 담당 코치님은 조성용 코치님이셨는데,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몇 번 상담을 드렸을 때 대부분의 고민이 멘탈적인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을지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에픽(최종 프로젝트) 때 저희가 PoC를 27개 정도를 만들었었어요
(이승민) 그게 다 게임의 빌드 형태로 나오는 거예요?
(김유림) 그냥 간단한 형태로요. 이 중에서 뭘 골라야 할지 전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한 달 정도가 흘렀었어요. 이때 너무 힘들어서 코치님께 조언을 구했었는데, 코치님의 조언 중에 하나가 팀원들과 많이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라고 하셨어요.
(김유림) 저는 그래서 “뭐지? 코어 타임 때는 딱 집중해서 개발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그러면 안 된다”고.
(이승민) 코치님이요?
(김유림) 네. 잡담을 많이 해야 된다고 그러셨어요, 팀원들과 쓸데없는 잡담을 하거나 자신의 쓸데없는 정보를 공개하래요. “나 어제 뮤지컬 보러 갔어” 이런 식으로요. 그러면서 친밀도를 쌓아야 팀원들한테 어려운 부탁도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무례할 수 있는 그런 얘기도 잘할 수 있게 된다는 거예요.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 업무를 많이 부탁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근데 친하면 “에이, 한번 들어줄 수도 있는 거고.” 또 어떤 팀원이 평소에 너무 시끄럽고 이상한 소리만 해요. 근데 친하지 않으면 “그만하세요”라고 말 못 하지만, 만약에 친하면 “너 잠깐 입 좀 다물래?”이런 식으로 장난치면서 조언도 해줄 수 있고 하다 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밀감이 있어야 팀이 오래간다고 하셨는데, 이거는 제가 실제로 옛날 인디 팀에서 겪었던 일이었어서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제가 인디 팀을 1년 정도 운영했었는데, 친밀도가 높지 않으니까 그냥 그대로 와해돼 버렸거든요. 친밀도가 높으면 오래간다. 친밀도가 낮은 팀은 싸우진 않지만 언젠가 무너진다. 이 말이 많이 공감됐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
(이승민) 정글은 코치님들이 따로 알려주는 게 없잖아요. 어떠셨어요?
(김유림) 저 처음에 솔직히 당황을 하긴 했었어요. 많은 학생이 당황했을 것 같은데, 물어봐도 “스스로 찾아보세요” 하고 돌려보내니까.
(이승민) 조성용 코치님이나 다른 코치님이나.
(김유림) 특히 백성현 코치님이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고 많이 말씀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까 우리는 궁금한 게 생겨도 ‘이거 또 알아서 찾으라고 하시겠지’ 하고 질문을 저도 안 하고, 아이러니하게 스스로 검색하거나 주변 동료들한테 물어보거나 AI한테 물어보거나 하면서 좀 자주적인 학습 능력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걸 사실 잘 못했거든요. 답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이거 맞아요?”, “이거 어떻게 해요?” 많이 묻는 성격이었는데, 이것도 여기 와서 좀 나아진 것 같아요.
(이승민)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
(김유림) 네. 일단은 내가 열심히 답을 찾는.
(이승민) 그렇죠. 게임랩이 세부 가이드나 강의를 하지는 않잖아요. 심지어 질문도 되돌려 보내고.
(김유림) 교육 자료가 있기는 한데, 그것도 이제 “시간 나면 보세요” 느낌으로 넣어둔 거라, 진짜 자기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정글에서 많은 걸 얻을 수도 있고, 많이 못 얻을 수도 있고가 천차만별로 차이 나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 스팀 싱글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이승민)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김유림) 향후 계획은 일단 25일에 나가기 전에는 조금 쉴 예정이고요.
(이승민) 쉬셔야죠.
(김유림) 부모님 댁에 돌아가서 취업 준비를 할 것 같습니다. 조성용 코치님이 말씀해주시기도 했는데, 제가 인디 회사를 가든, 아니면 다른 취업을 하든 간에 그래도 한번 게임 회사는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일단은 취업을 하려고 합니다. 가능한 한 저희가 게임 랩에서 한 것처럼 대규모 RPG나 모바일보다는, 스팀 싱글 게임 만드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이승민) 잘 모르는 부분인데, 한국에 그런 회사들이 많이 있나요?
(김유림) 아직은 많지 않지만, 점점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게임랩에서의 하루 일과
게임랩 3기가 진행됐던 304호 교육장 풍경
(이승민) 게임랩에서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몇 시에 일어나서 어떤 활동을 하시다가 몇 시에 주무시는지, 이런 하루 일상 스케줄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김유림) 저의 경우, 저는 아침 9시 반에 일어나서 간단한 세수, 양치하고 10시에 출근해서, 에픽 팀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 같이 스크럼을 했었습니다. ‘어제 뭐 했는지’, ‘문제 상황은 없는지’ 등을 이야기하고, 작업하고, 점심 먹고, 계속 작업하고요. 그리고 저녁에는 코어 타임이 끝나서 각자 놀거나 자기 계발을 하거나 알아서 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작업이 재밌어서 작업을 좀 더 했고요. 그리고 12시쯤에 돌아가서 샤워하고 잠을 잤어요. 나중에는 체력도 부족해지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서, 저녁 먹고 로잉머신을 탔었어요.
(이승민) 신체 활동, 건강 관리 진짜 필요하죠. 게임랩에 갈 때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부럽더라고요. 정글은 안 되거든요. CS 과정은 교육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요.
(김유림) 왜 그렇게 하는 거예요? 궁금해요. 게임하면 안 되나요?
(이승민) 게임 하면 이제 남들이 옆에서 알고리즘하고 C언어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면학 분위기가 안 나니까요. 그리고 CS과정은 재미를 탐구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전산학 학습과 함께 코드 짜는 걸 중점적으로 하다 보니까, 재미는 저 멀리 있죠.
(김유림) 저희는 옆에서 누가 롤 하면서 “거기 아니라고! 아니라고!” 해도 별로 신경 안 써요.
예비 지원자들을 위한 꿀팁
스타크래프트를 배우고 있는 유림님 모습
(김유림) 예비 교육생들을 위한 팁을 말씀드릴게요!
(이승민) 오! 좋습니다.
(김유림) 이건 좀 농담인데요… 첫 번째로, 식당에서 페이코 쓸 때 신용카드를 직접 등록하지 말고 페이코 포인트 충전을 해서 하면 1%가 다음 달에 적립돼서, 밥 한 끼까지는 아니고 조금 보탬이 되니까 도움이 될 것 같고요(웃음).
두 번째는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게임 업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말 중 하나가 “게임 업계는 정말 좁다”라는 말이거든요. 저도 2년 정도 게임잼에 참여하고 인디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아, 정말 좁은 세계구나. 이 사람들과는 분명 다시 만나게 된다’였어요. 게임잼에서 만났던 분이 다른 곳에서 다시 나타나기도 하고, 누군가가 참여했던 게임잼에 제 지인이 있는 경우도 많아서요. 그래서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을 ‘안 볼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무조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아요.
물론 친해지라는 게 매일 얼굴 보고 밥 먹는 그런 깊은 사이가 될 필요는 없어도,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갖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관계는 만들어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그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최애’ 게임들을 직접 해보기도 했어요.
(이승민) 그걸로 이제 이야기하고 라포를 쌓을 수 있고 하니까요.
(김유림) 예를 들어서 누가 농구 게임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거 한번 해보고 싶어요” 하면 그 사람이 “진짜요?” 하면서 막 알려주거든요. 그러면서 농구 게임 사서 해보고. 퍼즐 게임, 자동화 게임, 인벤토리 관리 게임, 뱀서라이크, TPS 협동 게임 등등 많은 게임을 해봤어요.
(김유림) 근데 이게 단순히 친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기획자로서의 자질 함양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저 원래 스토리 게임밖에 잘 안 했었는데, 보는 눈이 넓어지니까 다양한 걸 또 많이 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진짜 별별 게임을 다 했어요, 여기 와서.
(이승민) 아마 그랬을 것 같아요. 특히나 더군다나 스팀 게임을 주로 다루다 보니까, 정말 다양한 장르를 접하셨겠네요.
(김유림) 네,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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