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정글(KRAFTON JUNGLE)은 자기 주도적 학습과 몰입을 통해 개발자를 양성하는 SW 인재 양성 프로그램입니다. KAIST 비학위 과정 ‘SW사관학교 정글’의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개발자 커리어를 꿈꾸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5개월간의 합숙 과정을 통해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컴퓨터 사이언스(Computer Science) 기반의 탄탄한 기본기를 다지는 데 집중합니다.
정글은 몰입, 성장, 협업, 자기 주도적 학습, 기본기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 속에서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를 양성합니다. 이러한 철학에 공감하는 여러 기업들이 파트너스로 함께하고 있고,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정글 출신 개발자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정글의 최종 프로젝트의 멘토로 활동하고 계시는 크래프톤 AI Transformation 팀의 주장훈 멘토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크래프톤을 AI Native Company로 만들어가는 사람
(이승민) 안녕하세요 장훈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주장훈) 저는 크래프톤 AI Transformation 팀에서 일하고 있는 주장훈입니다. 저희 팀의 목표는 크래프톤을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만드는 것이에요. 모든 구성원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만들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승민) 크래프톤이라는 조직에 AI를 잘 녹이는 역할을 하고 계시는군요!
(주장훈) 네 맞습니다. 예전보다는 환경이 많이 나아진 것도 있어요. 이제는 더 이상 세일즈를 할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옛날에는 “써보세요, 트라이 트라이” 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역으로 많이 물어보시죠. “Gemini 쓰고 싶은데 어떻게 신청해야 해요?”라고요.
(이승민) 사내 AI 채널에 최근 Gemini 관련 요청이 엄청 올라오더라고요.
(주장훈) 그게 오히려 저희는 좋죠. 세일즈를 더 이상 할 필요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저희는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넥스트 스텝으로 가야 돼요. 에이전트 시대를 대비해야 되고, 미래 방향성도 제시해야 되고요. 그런 부분들이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어려운 건 세상이 워낙에 빠르게 바뀌니까 저희가 따라잡기 벅차다는 생각이 항상 들죠. 그 상황 속에서도 저희가 어쨌든 달려야 살아남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ChatGPT 같은 경우는 도입을 엄청 빨리 했거든요. 엔터프라이즈 도입 시기도 국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간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게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저희도 그냥 그 흐름을 잘 타고 있는 건지, 그 흐름 속에서도 저희가 좀 더 나아가야 되는 거잖아요. 무엇이 나아가야 되는 방향인지가 좀 고민이 많이 큰 거죠. 속도가 좀 마음이 계속 급해요.
(이승민) 저는 어느 순간부터 AI 소식이랑 도구들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포기했거든요.
(주장훈) 제가 맨날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더 무서운 거는 지금 신규 입사자들이 AI가 익숙하다는 것이예요. 이미 네이티브인 거죠. 왜냐하면 그분들은 졸업을 AI와 같이 했어요. 과제는 기본이고 개인적인 고민까지 AI와 함께 논의한단 말이죠. 그럼 저희랑 완전 다른 거죠.
두 번째는 이제 그분들이 보기에도 저희가 매력적인 회사여야 되는 거잖아요. 계속 좋은 구성원들이 계속 유입이 돼야 되는 건데, 예전 설문조사를 보니까 구직을 하시는 분들도 AI를 잘 지원해 주는 회사를 선호한다라는 게 이미 정설인 듯 해요. “크래프톤이 AI 도입을 적극 지원한다” 이런 것들이 광고가 되고 AI를 잘 쓰는 사람들 그런 분들이 오셔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거를 좀 알려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AI 시대의 교육에 대한 고민
크래프톤 정글 7기 쏘스윗 팀과 주장훈 멘토님
(이승민) 저는 정글에서 AI 활용을 자제하라는 말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PintOS 같은 과제는 특히 직접 고민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혼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주장훈) 저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희 팀 나만무(나만의 무기 만들기) 프로젝트 친구들도 AI 활용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좀 많이 장려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어쨌든 회사 가서 산업 현장에서 써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미래 상황에서는 이것도 분명히 필수 덕목이고, 심지어 어떤 회사들은 AI 활용 능력조차도 이제 평가를 할 거기 때문이예요.
(이승민) 혹시 실제로 AI 네이티브, 그러니까 AI와 함께 학습하며 학부를 졸업하신 분들이 회사에 입사해서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그리고 그분들의 퍼포먼스는 어떤지 경험적으로 느끼신 게 있으신가요? 이 부분이 좀 궁금합니다.
(주장훈) 저도 지금은 개발 직군은 아니어서 완전히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요즘 저희가 느끼는 분위기를 보면, AI가 어느새 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스마트폰처럼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업무 고민이든 개인적인 고민이든 그냥 뭐든지 AI와 대화를 나누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졌어요.
같은 층에 신규 구성원분들이 오시면 제가 보통 인사를 많이 드려요. 인사를 드리면서 회사에서 ChatGPT 엔터프라이즈 계정 있으니까 신청해서 쓰셔라 라고하면 요즘은 꼭 듣는 말이 “아, 이제 개인 구독은 해지해야겠네요”라고 하세요.
회사에서 업무용 노트북을 당연히 지급하고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거죠. 이런 걸 보면서 아, 정말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 읽은 아티클에서도, 산업 현장이나 교육 현장 모두에서 이런 변화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도 이제 교육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예요. 제가 생각하는 게 검색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러니까 오픈북 테스트라고 해서 반드시 그 테스트가 의미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대학교 때 오픈북 텍스트를 하면서 오히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어떤 시험 문제를 많이 요구당하고 풀었던 것 같아요.
저희 교수님이 알고리즘 수업하실 때 제일 좋아했던 게 무제한 시험을 하셨어요. 시간은 무제한을 주고 오픈북으로 했거든요. 이제 문제가 진짜 일단 어려워요. 그래서 이거 공부를 해가도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냥 그 시험 시간에 공부를 하는 거예요. 책을 보고 그래서 다 열심히 푸는 거죠. 그러니까 약간 해커톤 같은 느낌이랄까요? 근데 그거를 하면서 진짜 그 시간에 공부 많이 해요. 압축 공부가 돼요.
이처럼 만약에 저희가 그냥 정말 높은 수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을 요구한다면 AI랑 한다고 해서 저희가 뭐 그게 학습이 안 된다고 저는 보지 않거든요. 오히려 AI랑 더 AI를 더 많이 괴롭혀 가지고 더 높은 수준의 어떤 사업 성취도 이룩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연구개발에서 에반젤리스트로 그리고 정글과의 인연
크래프톤 정글 5기 로키비키 팀과 주장훈 멘토님
(이승민)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주장훈) 저는 딥러닝 본부에서 일을 했었고요. 그전에도 계속 연구소나 개발 쪽으로 많이 했었습니다. 컴퓨터 과학을 석사까지 했었고 머신러닝 연구실에 있었거든요. 비전 쪽 연구를 계속했었고, 크래프톤 이전 직장도 연구소였어요. 이제는 쉽게 말하자면, AI 에반젤리스트로 일하고 있고요.
(이승민) 엄청 재미있으실 것 같아요.
(주장훈) 재밌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하니까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사람이 부족해가지고 좀 힘든 것도 있어요.
(이승민) 현업에서 업무를 하시던 중에 정글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주장훈) 크래프톤 안에 있다 보니까 알게 된 것도 있는 것 같고요. 아마도 KLT(Krafton Live Talk)인 것 같은데, 언젠가 의장님께서 카이스트와 협업해서 정글이라는 것을 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좀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크래프톤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정글이 있길래 신청해서 멘토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이승민) 원래 교육에도 관심이 많으셨나요?
(주장훈) 네, 왜냐하면 AI랑 교육이 되게 궁합이 잘 맞아요. 교육이라는게 결국 개인화된 어떤 초지능이 인간을 계속 강화하는 과정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요. 기존의 검색만으로는 채워지지 못했던, AI라는 지능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있다고 해야하나, 약간 저는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PM이자 치어리더가 되어주는 멘토링
(이승민) 처음 멘토링을 시작하셨을 때 어떠셨어요? 상상했던 교육생 모습과 실제 교육생을 마주했을 때의 괴리 같은 게 있던가요?
(주장훈) 그렇게 괴리까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좀 불편했던 건 교육생들이 어떤 교육과정을 겪었고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좀 적게 받아서였어요. 정글 플랫폼에 제가 접근 권한이 없으니까 맥락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죠. 근데 다행히 운이 좋아서 세 번 다 팀이 되게 잘 굴러갔어요.
(이승민) 매주 온라인으로 멘토링하셨어요?
(주장훈) 네, 온라인으로 했죠. 보통 1시간 정도 잡고 했어요. 저는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얘기는 잘 하지 않았고, 주로 방법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어요. PM적인 역할을 좀 많이 했던 것 같고요.
프로젝트 선정할 때 방법론이나 우선순위 설정 같은 거요. 그리고 주로 인커리지먼트를 되게 많이 했죠. 그때는 저는 치어리딩이라고 맨날 표현했는데, “힘내세요, 얼마 안 남았습니다” 하면서요.
아이디어 얘기하면 “내가 아는 서비스 중에 이런 게 있다” 이렇게 해서 알려주고 “이거 벤치마킹해 봐라” 하고요. 그리고 “스콥이 너무 크다, 작다” 아니면 “좀 도전적으로 가보자” 이런 식으로 전반적인 가이드를 했어요.
(이승민) 어떤 역할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으세요?
(주장훈) 멘탈 케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코치분들이 되게 고생 많이 하시잖아요. 코치분들이랑 역할이 좀 나눠져 있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코치님의 피드백을 강화해 주는 역할도 했고, 교육생 편들도 좀 들었죠. “너무 피드백이 강한 것 같다, 현재 잘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멘탈 케어도 해드렸어요.
대학원생 때 조교를 해봤으니까 조교 하는 느낌이 좀 더 강했던 것 같아요. 그냥 이 친구들이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많이 했지 않았나 싶어요.
(이승민) 장훈님께서 케어에 주셨던 팀들은 다 잘 됐을 것 같아요
(주장훈) 나중에 한번 찾아보세요. ‘로키 비키’(크래프톤 정글 5기 최종 프로젝트)가 진짜 재밌었어요.
움직임을 인식해서 겨루는 온라인 복싱게임, 로키비키
졸업 후에도 이어지는 이력서 코칭과 커뮤니티
(이승민) 나만무 끝나고도 계속 케어해 주시던데요?
(주장훈) 네, 저는 기수별로 카톡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나만무 끝나고 나면 이력서를 한번 쫙 봐주거든요. 이력서 봐주고 코칭하고요. 그런데 첫 번째 기수때 이력서를 봤는데.. 약간 충격 받았죠.(웃음)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들었다고 하는데… 이러면 좀 안 될 것 같은데 싶어서, 그때부터 이력서 케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승민) 이력서가 충격이라는 게, 그 이력서 써운 게 너무 별로였다는 거죠?
(주장훈) 그렇죠 그렇죠. 그분들이 이런 거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현수 코치님께도 말씀드린 게, 세션을 잡아주시면 전체 교육생 대상으로 이런 이력서 세션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의견 드렸어요.
근데 이게 일일히 케어하는게 너무 좀 힘들어져가지고 카톡방을 만든 거예요. “이제 서로 좀 해줘라. 여러분들끼리 해야한다” 하면서요. 그치만 다들 바쁘더라고요. 취직이 된 사람들은 바쁘고, 구직할 사람들은 또 남의 것 피드백 해주기에 기분이 그렇게 좋지가 않을 수 있고… 약간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정글이 정글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큰 온실이고 밖으로 나오면 사막이잖아요? 이 친구들이 혼자 딱 나왔을 때 너무 외롭고 쓸쓸한 것 같아요.
학교로 치면 취업 지원센터 같은 게 필요한 것 같단 생각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선후배가 좀 있어가지고 서로 공유도 하고, 정글이라는 이유만으로 좀 엮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캠퍼스 지어지고 나서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 너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래프톤 정글 캠퍼스 전경
Pay it Forward —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
(이승민) 정글 수료생들끼리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들려고 하시는군요.
(주장훈) 네, 선순환 구조라고 제가 맨날 얘기했는데, 언제까지고 멘토가 이렇게 계속 할 수 없다. 이게 서로 체인처럼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는 게 있어야 되는 거죠.
몇몇 멘티 분들한테 엄청 뭐라 했어요. “아니 그럼 자기만 취직하면 끝이냐? 같이 고생하던 동료들이랑 다음 기수의 사람들에게 계속 선한 영향력이 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하고요.
이게 어떤 커뮤니티로서, 사회적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내가 정성과 시간을 쏟은 건데 그걸 자기 때에서 쏙 뽑아먹고 자기만 열매만 따 먹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제가 좀 했습니다.
(이승민)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 같아요.
(주장훈) 근데 좀 가혹하죠. 이분들도 인턴이시고 이제 회사 생활을 좀 할까 말까 하는데 제가 막 “취직했으니까 챙겨” 이렇게 하니까요.
현실적이고 냉정한 피드백의 중요성
(이승민) 이력서 피드백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주장훈) 해당 기수의 이력서를 각 회사에 한꺼번에 보낸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저는 알거든요. 그 벌크가 온다는 게 그 인사 담당자한테… 제가 저도 많이 이력서를 진짜 많이 보지만 1인당 1분 2분 쓴다는 뜻이거든요. 저는 솔직히 5분 이상 못 볼때도 많거든요.
그러면 그때 이제 “내 멘티가 뽑혀야 된다”라는 생각이 좀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만무 때는 진짜 박수 맨날 쳐주고 으쌰으쌰 하고 했는데, 나만무 끝나자마자 항상 선언하거든요. “이제까지 했던 좋은 말들은 다 거짓말이었다.”
실제로 이제 “나는 사회 일원으로서 여러분들을 평가하겠다. 이거는 내가 여러분들한테 나쁘게 구는 게 아니라 나는 사회를 대변한다”고 해요. 그때부터 엄청나게 독한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 어차피 들어야 되는 거고 독한 말 들어서 붙으면 되는 거니까요.
이력서 보면 각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죠. “이분들 잘 되겠다” 싶은 분들이 있고, “좀 더 노력하셔야 되겠다” 싶은 분들도 있고요. 잘 되시는 분들 이력서를 보면 “아, 이래서 됐구나”라는 게 보여요. 이게 사실은 좋은 거는 누가 봐도 좋은 건 알잖아요. 그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는 분들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아니 이건 아무도 안 알려줬던 건데, 내가 살면서 겨우 알게 된 건데, 이거를 알려줘도 왜 안 듣지? 일단 회사에 들어가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했었죠.
멘토링을 통해 얻는 것들
(이승민) 멘토님들은 협력사이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 정글러들을 채용할 수도 있는 분들이라 이런 분들께 많은 것을 부탁드리는 게, 저희가 마땅한 리워드도 없기에 조심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장훈) 맞아요. 예전에 현수님 그리고 정글 운영진 분들과 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리워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 이게 다들 고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여쭤봤어요. “리워드 없이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사람들 아닐까요?” 물론 이상적인 얘기일 수도 있겠어요.
(이승민) 회사에도 멘티 분들을 초대하신다고요?
(주장훈) 네, 끝나고 나면 항상 “오세요” 그러거든요. 그러면 다들 크래프톤 오피스에 오셔서 이력서 기간에 코칭해주고, 그때 크래프톤 밥 먹고 하면 막 되게 엄청 좋아라 하시거든요. “열심히 해야 되겠다, 꼭 크래프톤 와야 되겠다” 이러면서 막 의지를 불태우시는데, 그때마다 저도 “역시 맞아, 크래프톤 좋은 회사였지”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나도 감사해야지” 이런 생각도 들어요. 제 일하는 마음가짐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말 푸짐하게 잘 나오는 크래프톤 구내식당
멘토링의 진짜 매력
(이승민) 멘토링을 하시는 동기가 궁금해요.
(주장훈) 저는 약간 좀 이상한 사람이라서요. POK(Pride of Krafton)라는 사내 배지를 모으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이번에 정글 배지가 새로 생겼잖아요. 속된 말로 약간 업적충이라고 해야 하나(웃음), 게임할 때도 업적충인데요.
결정적으로는 제가 사회한테 받은 것들을 베풀어야 된다는 생각이 좀 더 있는 것 같아요. 그 장을 마련해 주신 거에 너무 감사했어요. 왜냐하면 뜬금없이 복지관에 가서 봉사활동 한다든가 기부를 한다든가 하는 방식들은 하기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정글은 그냥 신청만 하면 사람 매칭해 주니까, 앞에서 이야기를 드리고 나면 제가 제일 효율성을 얻게 되는 거죠.
일주일에 한 번 멘토링을 통해 제 마음의 짐을 많이 더는 거죠. 사회에 공헌하는게 쉽지 않잖아요. 기부도 잘 안 하게 되고요. 근데 이런 걸로 통해서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제가 교육이나 이런 것도 관심이 많다 보니까 제가 잘할 수 있는 걸로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커뮤니티로서의 정글
(이승민) 다른 현업자에게 정글 멘토링을 추천한다면 어떤 이유에서 추천하시겠어요?
(주장훈) 업에 대해서 같은 거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생긴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대학으로 치면 동문회 같은 커뮤니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추천하는 이유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 안에만 있으면 회사 동료들밖에 없는데, 정글 활동을 하다 보니까 아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그런 분들이 실제로 회사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또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게, 회사 생활만 하면 어느 정도 수준의 나이 차이 이상을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정글 분들은 아무래도 좀 더 젊은 분들이 많으니까 얘기 들어보면 “요즘은 이렇구나” 하는 인사이트들을 얻을 수 있어요. 노션 같은 거 자유자재로 쓰시는 걸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요.
(이승민) 크래프톤 내부에서 정글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주장훈)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글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좀 있어요. 제가 정글 한다고 하면 “게임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그건가요?” 이렇게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브랜딩이 조금 혼재돼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정글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있으신 것 같아요. 워낙 의장님도 항상 말씀하시는 거니까요. 정글 분들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또 다른 하나는 정글 출신 분들이 인턴을 하고 계시잖아요. 일을 잘하시는 것 같다고 들었어요.
(이승민) 정글 수료생들이 일반 전산학과 졸업생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것 같으세요?
(주장훈) 저도 개발자는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프로젝트 퍼포먼스 봤을 때는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래도 컴공은 컴공이라는 생각을 하긴 할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몇 개월 배웠다고 4년을 다 따라잡으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대신 태도나 이런 것들은 좀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바쁜 현업 속에서의 멘토링
(이승민) 현업 하시면서 멘토링하는 게 힘들지 않으신가요?
(주장훈) 사실 시간 내기도 쉽지 않고, 솔직히 힘든 건 맞아요. 대부분 밤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서 도와주곤 했고, 노션 같은 걸로 자료도 중간중간 챙겨보긴 했죠.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이거 하기 싫다”거나 “돈 받아야겠다” 이런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어요. 코치님들이 진짜 고생 많으시겠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오히려 온라인 미팅이 기다려져요. 만나면 “이번 주도 힘들었다” 이런 얘기 주고받고, 서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발전했는지 이야기하고, 일상 얘기도 하고, 다음 일정도 잡고요.
한번은 일정 놓친 적이 있습니다. 주말에 아침 미팅 잡아놓고 제가 늦게 일어난 거예요. 근데 제가 안 오면 누가 전화를 해줘야 하는데, 다들 전화번호도 알고 있는데 전화를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너희는 왜 전화를 안하냐! 그렇게 한 시간씩 기다리고 있을 거냐. 왜 시간을 낭비하고 있냐!”라고 얘기한 적도 있죠. 생각해보면 제가 늦어놓고 어이가 없죠…(웃음)
(이승민) 기다려지는 시간이었군요?
(주장훈) 네, 맞아요. 그리고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표현이 있는데, “책임 없는 쾌락”이라고 해요. 부담 없이 해도 되겠다는 거죠. 저는 그냥 일주일에 한 번만 나가서 떠들고 오면 되는 거잖아요. 물론 진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긴 하지만, 부담은 갖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무리하며
(이승민) 오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주장훈) 저는 정글이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진정한 커뮤니티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정글에서 함께했던 수료생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지식과 경험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그런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사회 전체로도 퍼져나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가능한 한 계속, 정글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서로 돕고, 배우고, 함께 도전하는 분위기가 오래 이어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