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개월의 과정을 마치고 스마일게이트 RPG '로스트아크' 팀에 합격해 막 첫 출근을 마친 윤우재 님을 만났습니다. '엘든 링'에 충격을 받아 게임 개발의 길로 뛰어든 순간부터, "얕은 지식"의 한계를 느끼고 게임테크랩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우재님의 솔직하고 열정 넘치는 6개월간의 게임테크랩 여정을 소개합니다.

엘든 링이 준 충격, 개발자의 길을 결심하다

(이승민) 안녕하세요 우재님! 오늘 첫 출근이시라고 들었는데 인터뷰까지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먼저 취업 축하드립니다!

(윤우재)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 OT하고 PC 세팅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웃음)

(이승민) 우재님은 테크랩에 오시기 전에 어떤 계기로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윤우재) 사실 처음부터 게임 개발자가 꿈은 아니었어요. 그냥 롤이나 배그처럼 인기 있는 게임만 하던 학생이었죠. 그러다 대학교 4학년 때, 2022년 고티(GOTY)를 받은 '엘든 링'을 해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승민) 어떤 충격이었나요?

(윤우재) "이런 몰입은 내가 느껴본 적이 없다" 싶었어요. 엔딩을 보고 크레딧이 싹 올라가는데, '아, 이런 게임을 만들면 저 크레딧에 내 이름이 써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전공도 정보통신공학과라 소프트웨어 쪽이었거든요. 그때 "나 이제 게임 만들래"라고 딱 결심했죠.

(이승민) 그 결심 하나로 바로 이 길로 뛰어드신 거군요.

(윤우재) 네. 졸업하고 바로 인하대학교 미래인재개발원에서 10개월간 게임 개발 국비 교육을 받았어요. 수료 후에는 중소 게임 회사에 취업해서 1년 조금 안 되게 유니티(C#)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C# 개발자, '얕은 지식'의 한계를 느끼다

게임테크랩 교육장 모습, 발표세션을 진행 중이다

(이승민) 이미 현업에서 1년 가까이 일하고 계셨는데, 퇴사하고 테크랩에 합류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윤우재) 맞아요. 한창 회사를 다니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가진 지식이 너무 얕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냥 짜여져 있는 프레임워크나 엔진 기능을 가져다 쓰는 건, 솔직히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이승민)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으셨군요.

(윤우재) 네. "결국 그 기반 지식을 잘 알아야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죠. 그때 마침 같이 살던 룸메이트가 "테크랩이라는 게 열리는데, 지금 회사 마음에 안 들면 한번 해봐라" 하고 알려줬어요.

(이승민) 타이밍이 정말 좋았네요.

(윤우재) 커리큘럼을 딱 봤는데, '자체 엔진'을 만드는 과정이 있더라고요. 이건 혼자 공부하면 정말 힘든 영역인데, "오히려 잘됐다. 이 기회에 더 많은 지식을 얻어가자" 싶어서 바로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우연과 필연 사이: 1기 합격과 동시에 퇴사를 외치다

게임테크랩 1기 발표회 포스터 세션

(이승민) 1기라서 정보가 아예 없었잖아요. 지원 과정은 어떠셨어요?

(윤우재) 정말 운이 좋았어요. 게임테크랩 입학 과제 테스트 문제가 예전에 국비 교육 받을 때 진짜 머리 싸매면서 했던 미니 프로젝트랑 95% 흡사했거든요. (웃음) 문제는 그래서 쉽게 풀었습니다.

(이승민) (웃음) 그게 되네요. 면접은 어떠셨어요? 이전에 인터뷰 하셨던 게임테크랩 1기 경택(인터뷰 보러가기)님은 인성 면접인 줄 알고 갔다가 엄청 당황했다고 하시던데.

(윤우재) 저도요! (웃음) 저도 당연히 인성 면접이겠거니 하고 기술 질문 준비를 아예 안 했어요. 근데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도전 골든벨'처럼 문제를 풀라고 하셔서... 솔직히 지금 스마일게이트 면접보다 그때가 더 긴장됐어요.

(이승민) 기술 질문에 당황하셨는데도 합격한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윤우재) 기술적인 건 틀린 것도 많았지만, 제가 왜 게임 개발자가 되려 하는지, 그 '엘든 링'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저만의 스토리를 확실하게 어필했어요. 그 의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이승민) 합격 메일 받고 바로 퇴사하셨나요?

(윤우재) (웃음) 합격 메일을 오전 11시쯤 확인하고 , 점심 먹고 바로 CTO분께 가서 "저 나갑니다" 했습니다.

'빌런 없는' 1기, 열정의 밀도가 만든 시너지

게임테크랩 회식 사진

(이승민) 그렇게 입소한 테크랩 1기 동료들은 어떠셨어요?

(윤우재) 승민님도 SW사관학교 정글 1기시잖아요. 1기는 정말 "순수한 학문의 탐구"를 위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취업이나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그냥 배우는 게 좋아서 온 사람들이요.

(이승민) 맞아요. 그게 1기의 특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윤우재) 정말 좋았던 게, 저희 1기는 '빌런'이 아무도 없었어요. 다들 너무 열심히 하려는 게 눈에 보이니까, 거기서 오는 열정의 밀도, 그 시너지가 엄청났어요.

(이승민) 그 끈끈함이 수료 후에도 이어졌다고 들었어요.

(윤우재) 네. "이 좁은 게임 업계에서 6개월 보고 말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했죠. 수료하고 나서도 서울, 인천에 사는 사람들끼리 '서울지부', '인천지부' 방을 따로 파서 오프라인 스터디를 계속했어요. 면접 질문이나 정보도 다 공유하고요.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도 합격 못했을 거예요.

렌더링과 언리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법

'언리얼 엔진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해주신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박창현 차장님

(이승민) 과정 자체는 어떠셨어요? 경택님은 엄청 힘들었다고 하시던데.

(윤우재) (웃음) 저도 한 8~9주 차쯤에 갑자기 몸에 두드러기가 막 올라왔어요. 밤을 하도 새니까 면역력이 떨어져서요. 과정 난이도 자체가 높고 빡셌죠.

(이승민) 그렇게 힘드셨는데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뭔가요?

(윤우재) 재미있었어요. "내가 이걸 만든다고?" 하면서 되게 재미있게 했어요. 그리고 이 과정이 '렌더링'이라는 기반 지식과 '언리얼 엔진'이라는 현업 경험,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거든요.

(이승민)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윤우재) 저희가 자체 렌더링 엔진을 만들 때, 언리얼 엔진 소스 코드가 다 열려있으니까 그걸 참고했어요. 코드 컨벤션까지 언리얼 엔진 걸 가져와서 비슷하게 만들었거든요. 그 과정 자체가 엄청난 공부가 됐죠.

(이승민) 그렇게 빡빡한 일정 속에서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셨어요?

(윤우재) (웃음) 순수한 꿀팁인데요. 저는 "코딩하는 시간, 먹는 시간 이외에는 다 잤어요". 숙소가 바로 옆이니까, 못 버티겠으면 가서 잠깐 쪽잠 자고 오고... 그게 가능해서 체력 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2기 분들께도 꼭 추천드린 방법이에요.

취업만을 위한 합류라면, 스트레스 받을 것

프로젝트 포스터 앞에서, 우재님과 팀원분들

(이승민) 오늘 정말 현실적이고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테크랩을 고민하고 있는 예비 지원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윤우재)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는, "나는 클라이언트 할 거야", "나는 언리얼만 할 거야" 이렇게 하나만 정하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개발자는 결국 다 해야 하고, 성장하려면 내부 구조를 알아야 해요. 그 기반 지식을 배우기에 테크랩은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승민) 그럼 두 번째는 무엇인가요?

(윤우재) '취업을 위한 발판'으로만 생각하고 오면, 본인이 스트레스 받을 거예요. 과정 중에 팀원과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나는 취업 때문에 왔는데..." 같은 속물적인 생각이 들면 그게 밖으로 튀어나오거든요.

(이승민) 정말 중요한 지적이네요.

(윤우재) 저희 1기는 최종 발표 날까지 취업 고민을 1초도 안 했어요. "이 정도 했는데 안 뽑아주면 그건 업계 잘못이다" 이러면서요. (웃음) 그냥 '순수한 지식에 대한 탐구', 그 과정 자체를 즐기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이 과정을 배우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오면, 좋은 취업 같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승민) "과정 자체를 즐겨라, 결과는 따라온다." 정말 멋진 마무리네요. 오늘 첫 출근이라 피곤하실 텐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윤우재) 아닙니다. 이런 좋은 교육 과정을 만들어주신 크래프톤 정글과 코치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앞으로 들어올 분들도 저희 1기처럼 열심히 하고, 잘 놀고, 좋은 인연 많이 쌓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민) 이 인터뷰는 코치님들께도 꼭 공유드리겠습니다. 승현 코치님과 창근 코치님께서 게임테크랩 분들에 대한 애정을 정말 많이 표현하셔서, 인터뷰 보시면 무척 뿌듯해하실 것 같아요. (웃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윤우재) 네, 감사합니다!

우재님이 게임테크랩 작품 https://www.fab.com/listings/a0a5678a-2747-4550-aa54-0fa8f2a78460

[크래프톤 정글 게임테크랩 모집]

취업이 아닌 '지식의 탐구'를 좇았더니 최고의 기회가 따라왔습니다. 게임테크랩 후기 인터뷰 윤우재님